53) 관측 가능량과 연산자, 기댓값
계속해서 설명하였듯이, 파동함수의 제곱은 특정 위치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밀도이므로 우리는 입자의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으며, 단지 여러 번 측정함으로써 얻어진 평균값만 얻을 수 있을 뿐이다. 이 평균값을 '기댓값'(Expectation value)이라고 부르며, 위치, 운동량, 에너지와 같이 말 그대로 측정 혹은 관측 가능한 물리량들을 '관측 가능량'(Observable value)이라고 부른다.
관측 가능량의 기댓값을 구하는 과정에서 수학적으로 '연산자'(Operator)라는 함수가 도입된다. 예를 들어 위치의 기댓값 $<x>$는 다음과 같이 계산된다.
$$<x> = \frac{\int_{-\infty}^{\infty} x|\Psi(x, t)|^2 dx}{\int_{-\infty}^{\infty} |\Psi(x, t)|^2 dx}$$ 이때 파동함수 $\Psi(x, t)$가 규격화되어 있다면
$$<x> = \int_{-\infty}^{\infty} x|\Psi(x, t)|^2 dx = \int_{-\infty}^{\infty} \psi^*(x) x \psi(x) dx$$로 나타낼 수 있다. 마지막 계산에서 시간 관련 항들은 1로 계산되어 사라진다.
마찬가지로 운동량의 기댓값 또한 계산해보면 다음과 같다.
$$<p> = \int_{-\infty}^{\infty} \psi^*(x) \frac{\hbar}{i} \frac{d}{dx} \psi(x) dx$$ 이 식과 위에서 계산한 위치의 기댓값을 비교해보면
$$\mathbf{p} := \frac{\hbar}{i} \frac{d}{dx}$$와 같은 수학적 연산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운동량 연산자라고 부르며, 마찬가지로 에너지 또한
$$\mathbf{E} := -\frac{\hbar}{i} \frac{d}{dt} = i\hbar \frac{d}{dt}$$로 정의되는 에너지 연산자를 가진다. 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위치는 자기 자신을 연산자로 가지며 이는 퍼텐셜 에너지도 마찬가지이다.
운동 에너지 $K$는 고전적으로
$$K = \frac{p^2}{2m}$$으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K$의 연산자를 구해보면 다음과 같다.
$$\mathbf{K} = \frac{\mathbf{p}}{2m} = \frac{1}{2m}(\frac{\hbar}{i} \frac{\partial}{\partial x})^2 = - \frac{\hbar^2}{2m} \frac{\partial^2}{\partial x^2}$$ 이때 총 에너지 $E$는 $E = K + V$임을 상기하라. 연산자를 대입하고 파동함수를 작용시키면 최종적으로 시간 의존 슈뢰딩거 방정식을 얻게 된다.
$$\mathbf{E} = \mathbf{K} + \mathbf{V} \\ = i\hbar \frac{\partial}{\partial t} \Psi = -\frac{\hbar^2}{2m} \frac{\partial^2}{\partial x^2} \Psi + V\Psi$$ 따라서 연산자의 도입은 본질적으로 슈뢰딩거 방정식을 도입하는 것과 동등하다.
54) 불확정성 원리
양자역학이 대두되기 전까지 물리학을 지배했던 뉴턴 역학의 세계는 결정론적 우주, 인과론적 우주, 기계론적 우주였다. 초기 조건이 주어지고 알려진 법칙에 따라 계산만 하면 누구든지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체의 위치, 운동상태 등등 어떻게 거동하는 지를 완벽하게 알아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양자역학은 기본적으로 확률론적 해석을 주장하기 때문에 고전 역학과는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내세운다. 그리고 하이젠베르크(W. Heisenberg)의 '불확정성 원리'(Uncertainty principle)이 발표됨으로써 양자역학이 주장하는 세계는 확률론적 우주, 모호한 우주, 비결정론적 우주임이 알려졌다.
예컨대 포물선 운동의 경우, 고전 역학에서는 초기속도와 각도가 모두 주어지면 물체의 궤도를 완벽하게 그릴 수 있다. 그러나 양자 역학에서는 정확한 궤도를 그릴 수 없으며, 대략적인 범위를 정해놓고 이 안에서 어디쯤, 어느 정도의 운동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 정도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이젠베르크는 슈뢰딩거의 파동함수와 보른의 확률론적 해석을 바탕으로 양자역학에 대한 물리적 해석을 도출하기 위해 물리학자들과 많은 토론을 하였다. 많은 대화를 얻은 생각을 바탕으로 그는 1927년 불확정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한다.
그는 논문에서 줄곧 '$\gamma$선 현미경' 사고실험을 언급하였다. 예컨대, 전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 진동수가 큰 빛을 쏘이면 그만큼 전자는 큰 충격을 받아 운동량이 크게 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자를 관측하고자 하면 운동량이 크게 변해 전자의 거동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이러한 하이젠베르크의 사고실험은 1994년 샹카(Shankar)의 '양자역학 원리'라는 책에서 그림과 수학적 표현으로 소개되었다.
Figure 1과 같이 관측하고자 하는 전자가 있고,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자 한다. 이때 광자가 전자와 부딪혀서 전자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현미경으로 입사시키는 방법을 고려하자. 파장이 $\lambda$인 빛을 사용한다고 하면, 광자의 초기 운동량은 $p_0 = \frac{h}{\lambda}$이다. 현미경으로 관측하기 위해서 전자와 충돌 후 광자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운동량을 $p$라고 하고, 현미경 렌즈에 수직인 축에 대해서 $\theta$ 만큼의 각도로 산란했다고 하자. 이때 광자가 현미경으로 입사했다면 산란된 광자의 운동량의 $x$성분은 $-p\text{sin}\theta \sim p\text{sin}\theta$ 사이의 값을 가지게 될 것이다.
$x$축 방향으로 운동량 보존 법칙을 적용하면,
$$1) p_{0, x} = p_{e, x} + p\text{sin}\theta \\ 2) p_{0, x} = p'_{e, x} - p\text{sin}\theta$$의 가능성이 존재하고, 두 식을 연립한 뒤 전자가 가질 수 있는 $x$축 방향 운동량의 범위, 즉 불확정량 $\Delta p_x$은 다음과 같다.
$$\Delta p_x \geq 2p\text{sin}\theta$$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광자는 $x$축 방향으로 $-p\text{sin}\theta \sim p\text{sin}\theta$ 사이의 값만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부등호가 들어가게 된다.
또한 전자와 충돌한 광자는 파동이기도 하므로, 현미경의 렌즈로 입사할 때 발생하는 회절효과 때문에 관측할 전자의 위치의 불확정량 $\Delta x$가
$$\Delta x = \frac{\lambda}{2\text{sin}\theta}$$로 주어진다. 따라서
$$\Delta x \Delta p_x \geq 2p\text{sin}\theta \cdot \frac{\lambda}{2\text{sin}\theta} = h$$가 성립한다. 만일 위치의 불확정량을 줄이기 위해 낮은 파장, 즉 높은 진동수의 빛을 사용한다면 그만큼 운동량의 불확정성은 증가하게 되고, 반대로 운동량의 불확정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높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야 하므로 위치의 불확정량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특정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알 수 없으며, 이는 자연의 본질에 의한 필연적인 결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특정 입자에 대하여
$$\Delta x \Delta p \geq h$$가 성립하며,
$$\Delta E \Delta t \geq h$$또한 성립함이 알려져 있다. 즉 운동량과 위치의 관계에서만 불확정성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시간에 대해서도 나타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하나의 파다발 내에서 시간간격 $\Delta t$ 동안 파동의 진동수를 센다고 할 때, $\Delta t$가 클수록 더 정확하게 진동수를 셀 것이다. 따라서 $\Delta \nu \geq \frac{1}{\Delta t}$의 관계가 성립한다. 따라서
$$\Delta \nu \geq \frac{1}{\Delta t} \\ \Longrightarrow h \Delta \nu \Delta t = \Delta E \Delta t \geq h$$이다. 이때 $h$ 대신 $\hbar$, 혹은 $\frac{\hbar}{2}$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실 하이젠베르크는 1927년 발표한 논문에서는 위와 같이 불확정성 원리에 대한 정확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연산자의 비가환식 $\mathbf{xp} - \mathbf{px} = i\hbar$에서 불확정성 원리에 대한 착상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수식으로는 $\Delta x \Delta p \sim h$로 나타냈다. 그러나 각 $\Delta x$와 $\Delta p$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명시하지 않았고, 수식을 유도한 과정도 모호해 보였지만 '전자의 위치에 관한 정보를 더 많이 알려고 하면, 운동량에 관한 정보를 그만큼 잃는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라는 결론을 얻는다. 하이젠베르크는 이를 '부정확성'(Inexactness)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불확정성의 원리는 기술적으로 측정의 한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하나의 입자는 고정된 상태를 가지지 않고 언제나 모호한 상태로, 불확정성을 남겨둔 채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입자가 본질적으로 잘 정의된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후속 연구에 의해서 불확정성 원리는 수학적으로 유도가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양자역학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정리로써 기능하고 있다.
질문 5.16. Figure 2와 같이, 원자의 들뜬 상태(준위)와 바닥상태로 된 두 에너지 준위 사이에 빛이 발생한다고 했을 때, 하나의 파장(혹은 진동수)으로 된 빛은 발생하지 않음으로 보여라.
풀이.
만일 하나의 파장으로 된 빛이 발생한다면 $E = \frac{hc}{\lambda}$이므로 $\Delta E = 0$이다. 이때 불확정성 원리에 의하여 $\Delta t \longrightarrow \infty$이고, 이는 전자가 특정 에너지 준위에서 무한히 머무른다는 뜻이므로 자명하게 모순이다. 따라서 하나의 파장으로 된 빛은 존재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