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고등학교까지, 혹은 마찰력을 배우기 전까지 다룬 거의 대부분의 물리 상황은 아마 마찰력이 없다는 가정 하에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찰이 없는, 마치 아주 미끄러운 얼음판과 같은 이상적인 상황이 가정되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마찰력은 항상 존재하니 마찰을 고려해서 상황을 분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완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일반물리학 수준에서의 마찰력을 다뤄볼 것이다.
마찰력(Force of friction)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정의 1. 마찰력은 물체가 표면 위를 움직이거나 점성이 있는 매질 속에서 운동할 때 주변과의 상호작용으로 받는 저항력이다.
마찰력은 크게 정지 마찰력(Force of static friction)과 운동 마찰력(Force of kinetic friction)으로 나뉜다. 이름 그대로 정지해있는 물체, 운동하는 물체에 작용하는 마찰력을 각각 정지 마찰력, 운동 마찰력이라고 정의한다.
기본적으로 마찰력 또한 힘, Force의 일종이므로 벡터량이고, 그 크기는 각각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정지 마찰력, 운동 마찰력을 각각 $\textbf{f}_s, \textbf{f}_k$라 하자. 이때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begin{align} &|\textbf{f}_s| \leq \mu_s |\textbf{n}| (|\textbf{f}_{s, max}| = \mu_s |\textbf{n}|$) \\ &|\textbf{f}_k| = \mu_k |\textbf{n}| \end{align}$$ 이때 $\mu_s, \mu_k$는 각각 정지 마찰계수(Coefficient of static friction), 운동 마찰계수(Coefficient of static friction)이고 $\textbf{n}$은 수직항력이다.
즉 마찰력은 물체에 작용하는 수직항력과 관계가 있으며, 물체의 표면과 맞닿아있는 면의 성질에 의존하는 마찰계수가 마찰력의 크기를 계산하는데 사용된다.특히 $\textbf{f}_{s, max}$와 $\textbf{f}_k$의 크기는 수직항력의 크기에 비례하고, 비례상수로 마찰계수가 작용한다. 1
뒤에서 더 자세히 보겠지만, 기본적으로 정지 마찰력의 크기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고 물체에 작용하는 외력의 크기와 동일하게 측정된다. 물체는 외력과 같은 크기로 작용하는 정지 마찰력에 의해 정지해있다가, 어느 임계점을 넘어서면 움직일 것이다. 따라서 정지 마찰력의 최댓값을 가질 때, 즉 $\textbf{f}_s = \textbf{f}_{s, max} = \mu_s n$일 때 물체는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며, 이 상황을 '임박한 운동'이라고 한다.
마찰력의 방향은 물체의 표면과 맞닿아있는 면에 대한 상대 운동의 방향, 또는 면에 대한 임박한 운동의 방향과 반대이다. 단순히 물체의 운동방향의 반대가 아닌 표면에 대한 상대 운동으로 계산됨을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마찰력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물체와 면을 이루는 분자들간의 전기적, 화학적 상호작용 등에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기술하려면 화학 지식과 여타 물리 지식들이 더 필요하므로, 이 포스트에서는 단순한 수준에서만 마찰력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다만 주의할 것은, 마찰력의 크기는 물체와 면의 접촉면의 넓이와 거의 무관하다. 물체의 접촉 면적이 커질수록 마찰력도 커질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험적으로 접촉 면적과 마찰력은 근사적으로 무관함이 알려져 있다. 접촉 면적이 커지더라도, 물체의 무게가 더 넓은 영역에 분포됨과 동시에 각 영역에 작용하는 중력이 약해져서 수직항력 또한 감소할 수 있다.
Figure 1(a)와 같이 마찰이 있는 평면에 물체가 놓여져 있다고 가정하자. 기본적으로 물체에는 중력 $\textbf{w}$와 그에 따른 수직항력 $\textbf{n}$이 작용할 것이고, 외력 $\textbf{F}$가 작용한다고 하자. 만약 물체가 정지 상태에 있다면 평형 상태에 놓여져 있어야 하므로 정지 마찰력 $\textbf{f}_s$와 외력 $\textbf{F}$ 는 크기는 같고 방향이 반대인 관계에 놓여져 있을 것이다. 따라서 물체가 움직이기 전까지 정지 마찰력의 크기는 외력의 크기와 동일하다. 그러나 임박한 운동, 즉 Figure 1(b)와 같이 물체가 막 움직이기 시작할 때 정지 마찰력의 크기는 최대에 놓일 것이고 이때 외력의 크기는 최대 정지 마찰력 $\textbf{f}_{s, max}$의 크기보다 커지게 된다. 이후의 상황에는 운동 마찰력이 작용하게 되고, Figure 1(c)와 같이 $\textbf{f}_{s, max}$의 크기보다 작은 값으로 거의 일정하게 작용하게 된다.
다음의 예제는 대학물리학 I (Serway 저) 107p의 예제 5.7을 가지고 온 것이다.
다음과 같이 경사각이 $\theta$인 빗면에 물체가 놓여져 있는 상황을 고려하자. 이때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mu_s = tan \theta_c$$ 이때 $\theta_c$는 물체가 임박한 운동에 놓이게 되는 임계각이다. 계산 과정은 다음과 같다.
$$\begin{align} &|\textbf{n}| = m|\textbf{g}|cos \theta_c \\ &\textbf{f}_s = \mu_s |\textbf{n}| = m|\textbf{g}|sin \theta_c\\ \Longrightarrow &\mu_s cos \theta_c = sin \theta_c \\ \Longrightarrow &\mu_s = tan \theta_c \end{align}$$
- 일반적으로 $\mu_s \leq \mu_k$의 관계가 성립하며, $\mu_k$의 경우 물체의 속력에 따라서 변하지만 상수로 취급할 수 있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