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쌍둥이 역설
상대성이론과 함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된 쌍둥이 역설(Twin Paradox)을 살펴보자. 쌍둥이 역설은 1911년 솔베이 회의에서 랑저뱅(Paul Langevin)에 의해서 처음 거론된 역설로, 초기에는 많은 논쟁거리를 낳았으나 이후 많은 방법들로 논파된 역설이다.
위의 그림에서 $A$와 $B$는 쌍둥이로, $A$는 광속에 가까운 크기의 속도 $V$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에서 별까지 왕복 여행을 다녀온다고 하자. $B$는 지구에 남아있고, $B$를 기준으로 지구와 별 사이의 고유길이는 $L_0$이다. $B$ 기준으로 $A$는 광속에 가까운 크기의 속도로 움직이므로 시간 팽창에 의해 $A$가 타고 있는 우주선의 시계는 자신의 고유시간 $\Delta t_0$에 비해 $\Delta t$로 천천히 흐른다. 따라서 다시 $A$가 지구로 돌아왔을 때 $B$는 $A$가 자신보다 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반대로 $A$ 기준으로는, $B$가 자신에 대해 움직이는 것이므로 지구의 시계가 천천히 흐르는 것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다시 지구가 자신에게로 왔을 때 $A$는 $B$가 자신보다 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즉 $A$와 $B$는 서로가 자신보다 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를 '쌍둥이 역설'이라고 부른다.
이 문제의 핵심은 $A$와 $B$의 생각은 완벽히 대칭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B$가 있는 지구의 좌표계를 기준으로 보면, $A$가 지구에서 별까지, 그리고 다시 별에서 지구로 오는 과정에서 $A$는 항상 관성 좌표계에 있지 않다. 지구에서 별로, 별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 반드시 가속을 해야 하므로 $A$는 관성 좌표계와 비관성 좌표계를 수시로 넘나들게 된다. 아직 다루지 않았지만,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하면 가속운동하는 좌표계에서는 시간 팽창의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난다. 따라서 $A$의 시간이 더욱 천천히 가기 때문에 $A$와 $B$가 다시 지구에서 만났을 때는 $A$의 나이가 더 젊게 된다.
16)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
도플러 효과(Doppler Effect)란 파원과 관측자가 상대운동을 할 때 일어나는 파동의 진동수의 변화를 일컫는 말이다. 구체적으로는 접근 시 진동수가 증가, 후퇴 시 진동수가 감소하게 된다. 편의를 위해서 소리의 도플러 효과로만 한정해서 생각하자. 이때 관측된 진동수를 $f$, 기존 음원의 진동수를 $f_0$라 할 때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f = f_0 (\frac{v_s \pm v}{v_s \mp V})$$ 여기서 $v_s$ = 매질에 대한 소리의 속력, $v$ = 매질에 대한 관측자의 속력, $V$ = 매질에 대한 음원의 속력이다.
고전적으로 도플러 효과는 위와 같이 설명되나, 상대론적으로는 다른 방식으로 유도를 해야 한다. 아인슈타인이 기적의 해 1905년 최초의 논문에서 언급한 빛의 도플러 효과에 대해 생각해 보자.
Figure 2 (a)와 같이 광원 $S$에 대해 관측자 $O$가 빛과 수직인 방향으로 속도 $v$로 운동하는 경우인 '횡 방향 도플러 효과'(Transverse Doppler Effect) 1를 생각해 보자. 광원 $S$가 진동수 $f_0$인 빛을 계속해서 발생시키고 있으면 $S$의 입장에서 고유시간은 $t_0$는
$$t_0 = \frac{1}{f_0}$$ 이지만, 관측자 $O$의 입장에서는 광원이 상대적으로 $-v$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 팽창을 적용해야 한다. 따라서 $O$가 관측하는 진동수 $f$는
$$f = \frac{1}{t} = \frac{1}{\gamma t_0} = f_0 \sqrt{1 - \frac{v^2}{c^2}} = \frac{f_0}{\gamma} < f_0 (\because \gamma > 1)$$ 이다. 고전적 도플러 효과와 동일하게 관측자와 음원이 후퇴할 때 진동수는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빛의 횡 방향 도플러 효과는 1938년 이베스(Herbert E. Ives)와 스틸웰(G. R. Stilwell)의 실험으로 검증이 되었다.
두 번째로 빛의 '종 방향 도플러 효과'(Longitudinal Doppler Effect)를 살펴보자. Figure 2 (b)와 같이 광원 $S$에 대해 관측자 $O$가 수평방향으로 속도 $v$로 운동하고 있다. 이때 후퇴하는 케이스와 접근하는 케이스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S$의 입장에서 고유시간은
$$t_0 = \frac{1}{f_0}$$ 이지만, $O$의 입장에서는 광원이 $-v$의 속도로 후퇴 혹은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 팽창이 적용된다. 또한 시간 팽창 외에도 $O$와 $S$가 상대운동을 하기 때문에 빛이 달려오는데 걸리는 시간차가 발생한다. $S$에서 빛이 발생하는 시간을 $t$라고 하면, 이 시간 동안 $O$는 $S$로부터 $v_t$의 거리만큼 멀어지거나 가까워진다. 따라서 $S$에서 발생한 빛이 $O$에게 도달하는 데 걸리는 총 시간 $T$는
$$T = t \pm \frac{vt}{c} = \gamma t_0 (1 \pm \frac{v}{c}) = t_0 \frac{1 \pm \frac{v}{c}}{\sqrt{1 - \frac{v^2}{c^2}}} = t_0 \frac{\sqrt{1 \pm \frac{v}{c}}}{\sqrt{1 \mp \frac{v}{c}}}$$ 이고, 따라서 관측된 진동수 $f$는
$$f = \frac{1}{T} = \frac{1}{t_0} \cdot \frac{\sqrt{1 \mp \frac{v}{c}}}{\sqrt{1 \pm \frac{v}{c}}} = f_0 \frac{1 \mp \frac{v}{c}}{\sqrt{1 \pm \sqrt{v}{c}}}$$ 로 얻어진다. 후퇴의 경우 $f$는 $f_0$보다 작아지게 되어서 진동수가 감소하게 되고, 접근의 경우 $f$는 $f_0$보다 커지게 되어서 진동수가 증가하게 된다.
상술한 빛의 도플러 효과는 $S$와 $O$의 상대속도 $v$에만 의존하는 것에 주목하라. 고전적인 도플러 효과는 관측자의 속도와 음원의 속도 모두 공기나 물과 같은 매질에 대해서 정의되었고, 이 매질을 기준으로 상대성이 구별되었다. 반면 빛의 도플러 효과는 그것과 관계없이 두 대상의 상대적 운동에만 의존하게 된다. 빛은 모든 관성계에서 절대적인 속도이기 때문에, 기준이 필요 없이 오로지 상대 운동에만 의존하기 때문이다. 2
이러한 빛의 도플러 효과는 허블의 법칙(Hubble's Law)에서 중요하게 나타난다. 임의의 은하의 후퇴속도 $v$는 관측자와 천체까지의 거리 $r$에 의존하여
$$v = H \cdot r$$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때 $H$는 허블 상수이다. 망원경과 같은 관측장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들이 있을 때, 허블 법칙에 의해 거리가 멀수록 후퇴속도가 빠르다. 즉 상술한 도플러 효과에 의하면 진동수의 변화가 더욱 빠르게 나타나게 되고, 후퇴하면 진동수가 감소, 즉 파장이 증가하므로 적색 편이가 나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