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상대론적 질량과 운동량
이전까지의 고전역학에 의하면, 물체에 에너지를 가하면 속도가 증가하여 운동량 혹은 운동 에너지가 증가하게 된다. 그러나 앞선 논의를 통해 물체의 속도의 크기는 결코 광속을 넘을 수 없으므로, 어떤 형태로든 질량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것을 상대론적으로 유도한 결과가 상대론적 질량,
$$m = \gamma m_0$$ 이다. 이때 $m_0$는 관성질량으로, 상대론에서는 정지질량(Rest Mass)이 된다. 물체의 속도의 크기가 광속에 비해 매우 작은 경우, 고전적 질량으로 환원된다. 위 식의 양변에 물체의 속도 $v$를 곱하면, 상대론적 운동량이 얻어진다.
$$p = mv = \gamma m_0 v$$
수평 방향으로 두 물체 사이의 충돌을 통해 이를 유도해보자. 위의 그림과 같이, 동일한 질량 $m$을 가지는 두 물체 $A$와 $B$가 $S$ 좌표계를 기준으로 서로 반대 방향으로 속도 $v$를 가지고 운동하고 있다. 이때 두 물체가 완전 비탄성 충돌을 하여 질량 $2m$을 가지는 하나의 물체 $C$가 되었다고 하자. $A$와 $B$가 충돌 이외의 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운동량 보존에 의해 $S$에 있는 관찰자는 $C$는 정지하였다고 말할 것이다. 1
동일한 사건을 이번에는 $S$를 기준으로 $+x$ 방향으로 $v$의 속도로 움직이는 $S'$ 좌표계에서 바라보았다고 하자. $S'$에 있는 관찰자는 $A$는 정지해 있고 $B$는 $-x$ 방향으로 속도 $v'$을 가지고 운동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또한 $S$에서 $C$는 정지해 있으므로, $S'$의 관찰자는 $C$는 $-v$의 속도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v'$를 구하기 위해 로렌츠 속도 변환식을 사용하면
$$v' = \frac{v - V}{1 - \frac{v \cdot V}{c^2}} = \frac{-2v}{1 + \frac{v^2}{c^2}}$$ 이다.
이제 S'에서 운동량 보존 법칙을 적용하자. 충돌 전 계의 운동량은
$$p = mv' = m(\frac{-2v}{1 + \frac{v^2}{c^2}})$$ 이고, 충돌 후 운동량은
$$p = -2mv$$ 이다. 즉 고전적 운동량을 그대로 적용하면 운동량 보존 법칙이 성립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두 가지일 것이다. 상대론에서는 운동량 보존 법칙을 포기하는 것과, 운동량 보존 법칙을 만족하도록 새롭게 상대론적 운동량을 정의하는 것이다. 고전역학에서 운동량 보존 법칙은 모든 좌표계에 적용되는 보편적인 법칙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새로운 운동량을 정의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운동량은 질량과 속도의 곱으로 정의되는데, 속도는 위에서와 같이 이미 로렌츠 변환에서 다루었으므로 질량을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
첫 번째 상황에서는 물체들의 질량이 충돌 여부와 좌표계의 변환과 관계없이 보존되었지만, 이번에는 충돌 전후와 좌표계의 변환 시 모두 변한다고 가정해보자. 즉 $S$의 관찰자는 $C$의 질량이 $M_0$이 되고, $S'$의 관찰자는 $A$는 $m_0$, $B$는 $m'$, 그리고 $C$는 $M$의 질량을 가지고 있다고 관측했다.
$S$ 기준의 운동량 보존 법칙을 고려하자. 충돌 전후의 계의 운동량은 각각
$$p = mv + m(-v) = 0 \\ p = M_0 \cdot 0 = 0$$
으로 운동량 보존 법칙이 성립한다.
$S'$ 기준의 운동량 보존 법칙을 살펴보기 전에, 충돌 전후의 질량이 보존된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M = m_0 + m'$$ 이다. 충돌 전후의 계의 운동량은 각각
$$p = m_0 \cdot 0 + m'v' = m'v' \\ p = M(-v) = -Mv$$ 이므로, 운동량 보존 법칙에 의해
$$m'v' = Mv = (m_0 + m')v \\ \Longrightarrow v = \frac{m'}{m_0 + m'}v'$$ 이 성립한다.
앞서 구했던
$$v' = \frac{v - V}{1 - \frac{v \cdot V}{c^2}} = \frac{-2v}{1 + \frac{v^2}{c^2}}$$ 을 상기하라. 이를 v에 대한 2차 방정식으로 나타내 v를 구하면 다음과 같다.
$$\frac{v'}{c^2}v^2 + 2v + v' = 0 \\ \Longrightarrow v = \frac{\sqrt{1 - \frac{v'^2}{c^2}}v'}{\sqrt{1 - \frac{v'^2}{c^2}} \pm 1} = \frac{\gamma ' v'}{\gamma ' \pm 1} = \frac{\gamma' v'}{\gamma ' + 1}$$ 이때 $v < v'$ 이므로 -부호는 버린다. 이 식과 앞서 운동량 보존 법칙으로 구했던 관계식을 연립하면 다음과 같다.
$$v = \frac{\gamma ' v'}{\gamma ' + 1} = \frac{m'}{m_0 + m'}v' \\ \Longrightarrow \gamma ' (m_0 + m') = m' (\gamma ' +1) \\ \Longrightarrow m = \gamma ' m_0$$ 즉 $m_0$의 질량을 가지고 정지해 있는 물체는 $v'$의 크기의 속도로 운동하면 $m'$으로 질량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질량 $m$으로 정지해 있는 물체가 $v$의 크기의 속도로 움직인다면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다.
$$m = \gamma m_0$$ 이는 도입부에서 보았던 식과 동일하다. 이를 '상대론적 질량'이라고 부르며, 상대론적 운동량은
$$p = mv = \gamma m_0 v$$ 로 정의된다. 이로써 상대론적 질량 및 운동량을 유도할 수 있다.
아인슈타인은 줄곧 질량이 변한다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 이유로 상대론적 질량에 대한 언급은 없고, 변하는 것은 오직 운동량이며 상대론적 운동량이 속도에 의존하는 방식이 뉴턴역학과 다르다고 하였다. 그러나 상대론적으로 질량이 물체의 속도에 따라 증가하는 현상은 여러 실험에 의해 이미 관측이 된 사실로, 질량 역시 로렌츠 변환이 일어날 때 속도에 의존하여 변한다고 할 수 있다.
- 반발 계수가 0인 충돌로, 충돌 후 두 물체가 튕겨 나가지 않고 엉겨 붙는 충돌 상황.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