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특수상대성이론의 배경
지금까지의 역사적 배경을 정리하며 특수상대성이론을 도입해보자. 20세기 전까지 거의 모든 과학자들은 절대적으로 정지해있는 매질인 에테르의 존재를 확신했다. 때문에 마이켈슨과 몰리는 에테르 존재의 실험적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실험을 반복했지만, 에테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피츠제랄드, 로렌츠, 라모, 푸앵카레와 같은 초기 상대론자들은 새로운 변환식인 로렌츠 변환을 만들었다. 그러나 끝내 이들은 로렌츠 변환식을 해석하지 못했고, 1905년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함으로서 비로소 그 문제가 해결되었다.
아인슈타인과 초기 상대론자들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무엇이었을까? 여러번 언급했지만, 핵심은 에테르 존재의 믿음 여부에 있었다. 초기 상대론자들은 에테르의 존재를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운동은 상대적이라는 갈릴레이-뉴턴 상대성원리를 믿지 않았다. 때문에 쌍방으로 일어나는 상대적 변환인 로렌츠 변환식을 똑바로 해석하지 못했고, 에테르의 절대적 정리에 맞추기 위해 한 방향으로의 변환만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아인슈타인은 에테르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때문에 갈릴레이-뉴턴 상대성원리를 받아들였고, 이를 토대로 로렌츠 변환을 해석하여 특수상대성원리를 발표했다.
8. 원리, 법칙, 그리고 이론
본격적으로 특수상대성이론을 얘기하기 전에, 물리학에서 말하는 원리, 법칙, 그리고 이론에 대해서 알아보자. 원리(Principle)이란 일종의 공리(axiom)으로,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른 물리현상들을 설명할 수 없는 명제등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선험적 지식 혹은 천재의 영감으로 인해 얻어진다. 광속불변의 원리, 갈릴레이 - 뉴턴 상대성원리 등이 이에 해당한다.
법칙(Law)이란 자연을 대상으로 수많은 실험을 시행해서 얻은 결과를 표현한 수식 등을 말한다. 마지막으로 이론(Theory)이란 원리와 법칙을 가지고 전개해 나가는 수학적 명제다. 일종의 모델이 이에 해당한다.
대체로 세 개의 명제 중 이론은 쉽게 그 생명이 다하곤 한다. 원리는 믿음이기 때문에 사람에 따라 받아들이는 경우가 다르고, 법칙은 경험적으로 얻어진 자연의 본성과 같기 때문에 오해로 얻어진 경험이 아닌 이상 깨지지 않는다. 반면 이론은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설명이기 때문에 단 하나의 반례라도 나오면 그 즉시 무너진다. 상대성'이론' 또한 이론의 한 종류이기 때문에 상대성이론이 주장하는 내용과 충돌하는 반례가 단 하나라도 나온다면, 그 즉시로 무너질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그런 반례가 발견된 적은 없다.
9. 특수상대성이론의 원리
특수상대성이론은 한 마디로 관성좌표계에서 일어나는 시공간의 상대적 변화를 다룬 이론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특수상대성이론의 원리는 갈릴레이 - 뉴턴 상대론으로 알려져 있는 '상대성 원리'와 '광속 불변의 원리'이다.
상대성 원리는 물리 법칙들은 모든 관성 좌표계에서 동일하게 나타난다는 원리로, 본질적으로 물리 법칙들을 좌표계에 따라 구분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이는 갈릴레이 - 뉴턴 상대성원리와 완벽히 동일한 것이다.
광속 불변의 원리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유공간 내에서 광속 $c$는 모든 관측 기준계들에서 동일한 값을 가진다는 원리다.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모든 것이 상대적이지만, 딱 하나 절대적인 것이 바로 '광속'이다. 즉 광속만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며, 시간과 공간을 측량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오늘날 1m는 '진공 중에서 빛이 1/299,792,458 초 동안 전진한 거리'로 정의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정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