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중력 시간 팽창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관성 좌표계에 있는 관측자에 대해 등속도로 움직이는 좌표계의 시간은 천천히 간다는 시간 팽창을 논의했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는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시간 팽창의 일반적인 형태의 시간 팽창을 논할 수 있다. 이때의 시간 팽창은 '중력 시간 지연'(Gravitationla Time Dilation)으로, 임의의 질량체가 주변 시공간을 왜곡함으로써 서로 다른 거리에 있는 관찰자들이 각자 관찰한 사건의 시간이 다르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때 중력장이 강할수록 시간은 천천히 간다.
Figure 1과 같이 질량 $M$을 가지는 구형 천체가 균일한 중력장을 형성하고, 천체 중심으로부터 $r$만큼 떨어진 지점에서 등속도 $v$로 움직이는 우주선이 있다. 이때 우주선에 대한 고유시간을 $\tau$라고 하자. 이때 슈바르츠실트 좌표계에서 측정하는 시간 1을 $t$라고 하자. 슈바르츠실트 좌표계는 다음과 같이
$$(r, \theta, \phi, ct)$$네 개의 좌표값을 가지는 좌표계이다.
$r$의 위치에서 우주선의 고유시간 간격 $d\tau$는 슈바르츠실트 좌표계에서 시계의 시간간격 $dt$와 시간계량 $g_{44}$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관계를 가진다.
$$d\tau = dt \sqrt{-g_{44} - \frac{v^2}{c^2}}$$ 이때 $g$는 슈바르츠실트 계량 텐서로,
$$g_{44} = -(1 - \frac{2GM}{c^2 r}) = -(1 + \frac{2 \Phi}{c^2})$$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때 $\Phi$는 질량 $M$을 가지는 물체로부터 $r$의 위치에 있는 지점의 중력 퍼텐셜 에너지로
$$\Phi = -\frac{GM}{r}$$으로 계산된다. 따라서
$$d\tau = dt\sqrt{-g_{44} - \frac{v^2}{c^2}} = dt \sqrt{1 + \frac{2 \Phi}{c^2} - \frac{v^2}{c^2}}$$을 얻는다.
중력이 없는 상황, 즉 $r \rightarrow \infty$ 이라면 $\Phi = 0$ 이고 $g_{44} = -1$ 이므로
$$d\tau = dt \sqrt{1 - \frac{v^2}{c^2}}$$으로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시간 팽창의 꼴을 얻는다. 즉 중력 시간 팽창은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시간 팽창의 일반적인 형태이다.
이번엔 우주선이 중력장 내에서 정지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즉 v = 0인 상황이라면
$$d\tau = dt \sqrt{1 + \frac{2 \Phi}{c^2}} = dt \sqrt{1 - \frac{2GM}{c^2 r}} < dt$$을 얻는다. 이때 중력장에서 우주선의 고유시간간격 $d\tau$와 슈바르츠실트 좌표계의 시간간격 $dt$에 대하여 $d\tau < dt$ 의 관계가 성립함에 주목하라. 이 상황에서 $r \rightarrow \infty$ 일때의 $d \tau$를 $d \tau_{\infty}$으로 표기한다면
$$d\tau_{\infty} = dt$$가 된다. 즉 슈바르츠실트 좌표계의 시간간격은 균일한 중력장으로부터 무한히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정지하고 있는 관측자의 고유시간간격과 동일하다는. 따라서
$$d\tau_{\infty} = \frac{d\tau}{\sqrt{1 - \frac{2GM}{c^2 r}}} = \frac{d\tau}{\sqrt{1 + \frac{2 \Phi}{c^2}}} > d\tau$$으로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중력장으로부터 무한히 멀리 떨어진, 즉 무중력장에 위치하고 있는 관측자의 고유시간간격은 중력장의 영향을 받고 있는 관찰자의 고유시간간격보다 크다. 이처럼 중력장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관측자에게 보여지는, 중력장에서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현상을 '중력 시간 지연'이라고 한다.
주의할 것은, 편의를 위해 반복되는 부분은 생략을 했지만 무중력장에 있는 관측자나, 중력장에 있는 관측자나, 중력장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고유시간간격을 측정하는 것이다. 즉 시계는 언제나 중력장 안에 있다. 이때 무중력장에 위치한 관측자는 중력장 안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자신이 측정한 고유시간간격이 중력장에 위치한 관측자가 측정한 고유시간간격보다 크다고 말할 것이다. 즉, 멀리서 봤을 때 중력장에 놓여 있는 시계가 천천히 간다는 것이다.
더 일반적으로 서술하면, $d \tau_{\infty}$와 $d \tau$의 관계는 중력 퍼텐셜 $\Phi$에 의해 매개되므로 중력 퍼텐셜이 큰 지역에 있는 시계가 중력 퍼텐셜이 작은 지역에 있는 시계보다 천천히 간다는 것이 중력 시간 지연이다.
위 식에서 만약
$$r = \frac{2GM}{c^2} := R_s$$인 경우 $d \tau_{\infty}$는 무한대로 발산하게 된다. 즉 시간간격이 무한대가 되고, 이는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한 값으로 정의된 $R_s$를 '슈바르츠실트 반지름'(Schwarzschild Radius)이라고 부른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후에 블랙홀을 다룰 때 다시 등장할 것이므로 잘 기억해두자.
오늘날 인류의 삶 속에 깊숙히 들어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는 시간 지연에 의해서 작동한다. 예컨대 GPS가 자동차가 '어떤 시간에 어느 위치에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운전자에게 전달한다고 하자. 따라서 자동차의 시공간적 좌표가 필요하고, 시공간 좌표는 4개의 성분 좌표가 있으므로 하나의 위성이 한 개의 성분 좌표를 읽을 수 있다고 하면 총 4대의 인공위성이 필요하다.
우선 지면에 대해 움직이는 자동차에 대해서 위성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관측되므로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의 시간 지연에 의해 자동차 기준 인공위성의 시간은 약 7$\mu$s 느리게 흐른다.
그러나 자동차가 위성들에 비해 지구 중심으로부터 가까이 있으므로, 자동차가 더 중력장이 강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중력 시간 지연에 의해 자동차의 시간은 약 45$\mu$s느리게 흐른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인공위성이 약 38$\mu$s 정도 더 시간이 빠르게 흐르므로, GPS는 이를 보정한 값을 운전자에게 전달하게 된다.
31) 중력 적색 편이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현상인 '중력 적색 편이'(Gravitational Red Shift)를 알아보자. 중력 시간 지연에 의하면, 어떤 천체에서 빛이 번쩍이면 그 천체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 가까운 곳에서의 빛이 깜박이는 시간 간격보다 길게 측정되므로, 이 빛의 진동수가 다르게 측정될 것이다. 이 빛의 진동수를 $f$, 멀리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진동수를 $f_{\infty}$라 할 때 중력 시간 지연에 의해 다음의 관계가 성립한다.
$$f_{\infty} = f \sqrt{1 - \frac{2GM}{c^2 r}} < f$$ 즉 광원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측정한 빛의 진동수는 가까운 곳에서 측정한 진동수보다 더 작게 나타나며, 이는 파장이 길게 나타난다는 뜻이므로 적색 편이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중력 적색 편이'라고 한다. 이는 특수 상대성 이론에서 나타나는 빛의 도플러 효과와는 다른 원리로 발생하는 효과이다.
32) 중력파
지금까지 다룬 내용에 의하면 질량체는 주변 시공간을 왜곡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질량체가 시공간에서 진동과 같은 가속운동을 한다면 주기를 가지고 시공간의 곡률이 바뀌게 되면서 파동의 형태로 이 곡률의 변화가 빛의 속도로 전파되어 주변 시공간을 왜곡시키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를 '중력파'(Gravitational Wave)라고 하며, 이러한 중력파를 방출하는 천체로는 백색왜성, 중성자별, 그리고 블랙홀을 포함한 쌍성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중력파의 존재는 1905년 푸앵카레가 처음으로 제안하였고, 1916년 아인슈타인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거하여 중력파의 존재를 예측했다. 1974년 헐스(Russell Alan Hulse)와 테일러(Joseph Hooton Taylor, Jr)는 어떤 공전하는 쌍성이 방출하는 펄스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현상을 관측했다. 이러한 공전주기 감소는 중력파를 통해 에너지가 쌍성계 외부로 방출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고, 이 값은 일반 상대성 이론에 의한 예측값과 거의 일치하였다.
이러한 중력파는 2015년 9월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에서 직접적인 검출을 함으로써 그 존재를 확정지었다. Figure 4는 실제로 중력파를 검출해낸 실험 장치인데, 마이켈슨 - 몰리 실험의 장치와 상당히 유사하다. 기본적인 발상은 거울들 사이를 이동하는 레이저 빔은 중력파가 지나가면 시공간의 왜곡에 의해 미세하게 흔들릴 것이고, 그러면 레이저 빔이 만드는 간섭무늬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LIGO의 연구진들은 태양 질량의 약 30배에 달하는 블랙홀 두 개가 서로 충돌하여 하나의 블랙홀로 융합될 때 발생한 중력파를 직접 검출하였다고 발표하였다.
- 슈바르츠실트 좌표계에서 언급하는 시간과 공간은 물리적인 의미를 갖는 개념이 아닌, 단지 변수로서의 시간과 공간을 의미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