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 물질파의 검증
드브로이가 처음 주장했던 물질파 가설은 1927년 데이비슨(C. Davisson)-거머(L. Germer) 실험과 톰슨(G. Thomson)의 전자회절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1
데이비슨과 거머가 실행한 실험의 장치는 Figure 1과 같다. 우선 외부 입자들간의 상호작용을 막기 위해 진공 챔버 안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가열한 필라멘트에서 방출된 열전자들을 전기포텐셜 차이를 통해 가속시킨 뒤 니켈 결정 표면에 수직으로 입사시킨다. 이후 이동이 가능한 검지기를 통해 니켈 결정에 부딪혀서 각기 다른 각도로 산란된 전자들의 수를 측정한다.
니켈 결정은 Figure 2의 오른쪽 처럼 원자들이 배열되어 있는 평면(Blagg 평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때 평면들 사이의 간격인 격자상수는 각 물질의 고유한 값으로, 니켈의 경우 $d = 0.091 nm$임이 알려져 있다.
일찍이 1913년 브래그(L. Blagg)는 $X$선을 결정에 입사시키면 결정 내의 규칙적인 원자들에 배열에 의한 산란 때문에 특정방향에서 일어나는 파동의 간섭을 연구하였다. Figure 2와 같이 파장이 $\lambda$인 $X$선이 입사각 $\theta$로 두 개의 Blagg 평면에 입사하면 두 $X$선의 경로차는 $\Delta = 2d\text{sin}\theta$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때 보강간섭 조건을 이용하면 $\Delta = 2d\text{sin}\theta = n\lambda (n = 1, 2, ...)$을 만족하는 입사각 $\theta$에서 두 $X$선이 보강간섭함을 알 수 있다.
사실 데이비슨과 거머의 실험은 처음부터 드브로이의 물질파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수행되었던 실험이 아니었다. 그들은 우연한 계기로 니켈 결정에 충돌해 산란된 전자들이 특정 각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것이 물질파 가설이 말하는 것처럼 입자라고 알고 있었던 전자가 회절과 같은 파동의 성질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가속전압이 54$V$일 때 전자가 산란각 $\phi = 50^{\circ}$로 가장 많이 산란함을 확인했다. 산란각 $\phi = 50^{\circ}$일 때 입사각은 $\theta = 90^{\circ} - \frac{\phi}{2} = 65^{\circ}$로 계산된다. 위에서 브래그가 도출한 결론을 이용하면, $n = 1$일 때 회절된 전자들의 물질파 파장은 $\lambda = 2d\text{sin}\theta = 0.165nm$로 계산된다.
가속전압이 54$V$이었으므로 이때 전자의 운동에너지는 54$eV$이고, 정지에너지 $m_0c^2 = 0.51 Mev$이므로 상대론적으로 계산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54eV = \frac{1}{2}mv^2 \Longrightarrow p = mv = \sqrt{2 \cdot 54e \cdot m}$을 계산하여 물질파 공식 $\lambda = \frac{h}{p}$에 대입해서 계산하면 $\lambda = 0.166nm$로 계산된다. 이때 위에서 계산한 실험 결과와 거의 일치하므로 물질파 가설을 증명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1927년, 톰슨은 얇은 금으로 된 호일에 전자선을 쏘아 동심원 모양의 전자회절 무늬를 얻어내는 전자회절실험을 진행했다. 즉 전자가 빛과 같은 방식으로 회절하여 동일하게 회절무늬를 얻어내었으므로 전자 또한 파동적 성질을 가지고 있고, 이는 드브로이의 물질파 가설의 타당성을 보여주는 실험적 증거이다. 이로써 드브로이의 주장은 하나의 이론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 음극선 실험을 통해 전자를 발견한 톰슨(J. J. Thomson)의 아들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