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파동함수의 물리적 의미
슈뢰딩거의 파동방정식과 그 해인 파동함수의 존재가 알려지자, 이에 대한 해석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도 분분했다.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1. 슈뢰딩거: 우선 슈뢰딩거 그 자신의 경우, 하나의 입자에 대응하는 물질파를 나타내는 파동함수의 제곱 $|\Psi(x, t)|^2$은 공간 상에 퍼져 있음을 확인했다. 따라서 보어-조머펠트 원자 모형처럼 전자의 궤도를 도입할 필요도 없으므로 양자도약의 문제도 해결된다. 그는 더이상 입자는 존재하지 않고, 원자 내의 전자는 파다발로 존재하기 때문에 방정식에 전하를 나타내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Psi(x, t)|^2$은 전자의 '전하 밀도'를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전자와 같은 입자를 아예 파동으로만 해석해버리면 광전 효과와 컴프턴 산란 실험의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 만약 파동함수의 제곱이 전자의 전하 밀도라면 위의 서술과 같이 이는 공간 상에 퍼져있는데, 위 실험의 결과는 전자가 작은 점처럼 행동하여 매우 좁은 영역을 지나간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는 명백히 모순에 해당한다.
2. 드브로이: 드브로이는 파동함수 $\Psi(x, t)$가 입자 자체, 즉 그 '입자의 밀도'라고 생각했다.
3. 보른(M. Born): 보른은 $|\Psi(x, t)|^2$이 입자를 발견할 '확률 밀도'(Probability density)라고 주장했다. 즉 '시간 $t$와 공간 $x(\mathbf{r})$에서 입자를 발견할 단위 길이(단위 부피) 당 확률'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컴프턴 산란 실험을 고려해보자. 전자는 광양자와 충돌한 뒤 특정 각도로 산란하게 되는데, 파동이라면 특정 방향으로의 산란은 불가능하다. 보른에 의하면 이는 그 산란각을 따라 전자가 발견될 확률이 가장 크고, 산란파는 실제 되튐 입자가 아니라 입자가 발견될 확률이라는 것이다.
또한 그는 상자를 절반으로 나누고 그 중 한 곳에 전자를 넣는 사고 실험을 하였다. 이때 전자는 두 영역 중 반드시 한 곳에서 발견될 것이며, 쪼개지지 않고 두 영역에 온전히 나누어져 있다. 이는 두 영역 중 한 쪽에서 발견될 확률을 뜻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즉 그는 전자가 특정 위치에서 발견될 확률이 파동함수와 관련되며, 실제 파동의 움직임을 기술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아낸 것이다. 입자의 미래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단지 확률만을 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에서는 충돌의 결과를 결정하는 개개의 요소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원자 세계에서는 결정론을 포기하고 싶다.
-막스 보른-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보른의 해석을 받아들였고, 결국 양자역학은 파동함수의 확률론적 해석을 기반으로 발전해 나가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러한 양자역학의 토대를 만든 아인슈타인과 슈뢰딩거는 보른의 해석을 끝끝내 받아들이지 못했다.
51) 파동함수의 형태와 성질
계속해서 설명했듯이, 파동함수 $\Psi(x, t)$는 복소함수로 그 자체만으로는 물리적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참고문헌에 나와있는 예시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가우시안 함수로 나타낼 수 있는 자유입자의 파동함수는 다음과 같이 복소 가우시안 파다발로 주어진다.
$$\Psi(x, t) = \frac{1}{\sqrt{\sigma (1 + \frac{i\alpha t}{\sigma^2})\sqrt{\pi}}} e^{-\frac{(x - v_g t)^2}{\sigma^2 + (\frac{\alpha t}{\sigma})^2}}$$ 이때 파동함수를 제곱해서 나타내면
$$|\Psi(x, t)|^2 = \frac{1}{\sqrt{\pi}} \frac{1}{\sqrt{\sigma^2 + (\frac{\alpha t}{\sigma})^2}} e^{-\frac{(x - v_g t)^2}{\sigma^2 + (\frac{\alpha t}{\sigma})^2}}$$으로, 실수함수를 얻게 된다. 즉 확률밀도를 나타내는 $|\Psi(x, t)|^2$은 언제나 실수이며 Figure 1과 같이 시간이 흐를수록 파다발의 진폭은 줄어들고 너비가 커지게 된다. 이는 특정 위치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파동함수는 슈뢰딩거 방정식을 만족하는 해이며, 이때 파동함수가 만족하는 여러 조건들이 존재한다.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 규격화(Normalization): $|\Psi(x, t)|^2$은 특정 위치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밀도이므로, 이를 모든 공간에 대해 적분한 값은 반드시 유한해야 한다. 다시 말해 입자가 고려하는 공간에 반드시 존재한다면
$$\int_{-\infty}^{\infty} |\Psi(x, t)|^2 dx = 1$$을 만족해야 한다. 이를 만족하는 파동함수는 '규격화'되었다고 부른다. 위의 예시에서 다룬 가우시안 함수도 당연히 규격화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일가함수: 당연하게도 특정 장소, 시간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은 단 하나여야 하기 때문에 파동함수는 일가함수여야 한다.
3. 연속 및 미분가능: 아주 가깝게 인접한 장소에서 입자를 발견할 확률이 갑자기 변할 수는 없으므로 파동함수는 연속이어야 하고, 나아가 이들의 미분값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미분가능해야 한다. 이들의 도함수 또한 마찬가지로 일가함수이고 연속이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는 파동함수를 '행실이 좋은'(Well-behaved) 파동함수라고 부른다.